1. 전년 대비 수직 상승 중인 거래가와 거래량
조엘 메슬러는 작가로서 비교적 짧은 경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동시대 미술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입니다. 세계적 권위의 온라인 미술 매체 아트넷(Artnet)은 ‘한때 신진 작가를 스카우트하던 메슬러가
3년 만에 자신의 작품 가격이 900%나 올랐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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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세계 미술시장 분석 사이트 아트프라이스(Artprice)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메슬러 작품의
거래가와 거래량은 2020년 대비 2021년 각각 600%, 1190%라는 놀라운 상승률을 보였으며,
2021년 국내외 경매 유찰율은 0%인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번 공동구매 작과 같이 초록색 잎사귀들과 글자가 교차하는 유사 작품들의 최근 경매 이력을 살펴보면, 같은 재료를 사용하여 소더비에서
최고 거래가인 약 4억 6천만 원을 기록한 Untitled(Hope and Dreams, 2019)가 있습니다. 그 뒤를 이어 아크릴을 섞은
약 3억 2천만 원, 2억 9천만 원상당의 New York, New York(2021)과 We are the World(2019)은
제작한 지 겨우 2년 밖에 되지 않은 작품가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높은 거래가를 자랑합니다.
미술 시장의 공신력 있는 경매 회사가 추정한 가격 대비 최종 낙찰가가 높을 경우, 해당 경매 현장에서 한 작품을 두고 얼마나 치열한 경합이 벌어졌는 지를 상상하게 되는데요. 메슬러의 작품 중 Fingers Crossed(2019) 같은 경우에는 소더비의 최소 추정가가 3천만원 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약 2억 3천만 원에 낙찰되면서 시초가 대비 656%의 낙찰가를 보여주며 그의 인기를 증명하기도 하였습니다.
2. 20년 경력 갤러리스트이자 아트딜러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맨해튼에서 거의
20년간 자신의 갤러리를 갖고 일해온 조엘 메슬러는
미국의 저명한 현대 예술가 헨리 테일러(Henry Taylor), 라쉬드 존슨(Rashid Johnson), 로이 홀러웰(Loie Hollowell)이
스타덤에 오르기 전부터 그들을 알아보고 키운 유능한 갤러리스트이자 아트딜러 출신의 예술가 입니다. 원래 그림을 직접 그리는 것은 다른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판매하는 그의 경력에 가려진 개인적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작은 취미였는데요. 어느 날 그는 자신의 작품에서 에덴과 베벌리힐스 호텔의 벽지를 연상시키는 야자수 잎 사이를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뱀에 의해 형성된 글자ㅡ
‘이야기 밑 이야기(the story beneath the story)’를 찾고, 그것이 1만 2천 달러에 팔리면서 그의 창작 행위를 시장에 진지하게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메슬러가 프로모션한 아티스트, 헨리 테일러는 루이뷔통의 스테판 스프라우스(Stephen Sprouse), 무라카미 다카시(Takashi Murakami),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 제프 쿤스(Jeff Koons) 등의 아티스트와 꾸준히 협업해 온 전통을 이어 카퓌신(Capucines) 백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이는 헨리 테일러의 아티카퓌신 라인업은 3D 프린트로 재현한 작가의 ‘A Young Master’ 작품을 정밀하고 까다로운 마르케 트리 기법으로 삽입하여 선보이는 아이템으로 전 세계 200개 한정, 국내 20개 한정품을 서울옥션을 블랙랏을 통하여 판매하였습니다. 또한, ‘다 영역 콜렉티브(trans-disciplinary collective)’라는 단어로 대변되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진 파리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패션 레이블 에뛰드(ÉTUDES)와도 협업한 적이 있습니다.
ⓒAD Magazine
메슬러의 또 다른 작가 라쉬드 존슨(Rashid Johnson)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현대 예술가로 다양한 재료와 물체를 통합하여 신비주의적 작품 활동을 하는데요. 세계적인 건축 관련 매거진 Architectural Digest는 그를
‘미술계 슈퍼스타’라 칭한 바 있습니다.
ⓒMutualArt
여성의 신체를 연상케 하는 여성 추상 작가 로이 할로웰 역시 최근 메인 작품이 25억 원의 가격을 넘기며 최근 경매뿐 아니라 2차 시장에서도 꾸준히 거래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서울옥션 공식 페이스북
특히 이번 공동구매 작에서는 캔버스 뒷면에 작가가 직인 모양으로 그려 넣은 ‘The Estate of Joel Mesler(조엘 메슬러의 재산)’라는 서명으로부터
미술시장에서 ‘프로비넌스(Provenance)’의 중요성을 아주 잘 알고 있었던 작가의 재치 있는 유머를 엿볼 수 있으며, 작품을 앞뒤로 감상하는데 재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3. 국내외 영향력 있는 컬렉터들이 사랑하는 작가
미술품의 가격을 뛰게 하는 요인 중 하나는 누가 소장했느냐인데요.
유명 인사의 소장 이력은 작가와 작품값을 띄웁니다. 빌 게이츠가 구매해 화제가 된 김아타의 작품이나, 엘튼 존이 소장한 후 더욱 유명해진 배병우 작가의 작품이 그 예입니다.
2015년부터 전업 작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한
조엘 메슬러는 국내외의 영향력 있는 컬렉터들의 소장 이력을 통해 유명세를 타고 작품가가 빨리 상승하였습니다. 메슬러의 대표적인 컬렉터로는 LA 기반의 저명한 아트컬렉터 폴 칸터(Paul Kantor)의 아들, 니엘스 칸터(Niels Kantor)와 빅뱅의 탑(TOP)이 있습니다.
니엘스 칸터는 1994년
장 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 키스 해링(Keith Haring), 앤디 워홀(Andy Warhol) 등의 블루칩 아티스트들을 선보이는 자리로 칸터 갤러리를 재개관하면서 아버지의 유산을 이어갔습니다. 아버지 폴 칸터는 1940년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칸터 갤러리(Kantor Gallery)를 설립하고,
윌리엄 드 쿠닝(Willem de Kooning), 마크 로스코(Mark Rothko)와 같이 당대 캘리포니아 출신의 명성 있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수집하여 전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7월 Artnet이 수행한 메슬러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니엘스 칸터는 2017년 베벌리 힐스에서 메슬러의 작품을 판매한 기록이 있을 만큼 그를 3~4년 빨리 알아보고 그의 작품을 수집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한편, 올해 서울옥션 1분기 경매에서 2030세대의 소비자가 11%를 차지할 만큼 MZ세대는 미술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요. 그 중 K-POP스타, BTS의 RM, 빅뱅의 지드래곤, 탑, 태양은 이미 이름난 아트컬렉터로 SNS 등을 통해 미술품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 편입니다. 특히 ‘집이 종종 미술관으로 불리기도 한다’는 탑은 과거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수입의 95% 이상을 미술 작품을 사는 데 쓴다”라며 “어머니를 비롯한 외가 쪽 여성들이 모두 미술을 전공했고 외할아버지의 외삼촌이 김환기 화백이며 이모부의 아버지가 이인성 화백”이라고 밝혀 미술과의 인연을 과시하기도 하였습니다.
ⓒ빅뱅 탑 인스타그램
그는 지난 2016년 10월 홍콩에서 열린 경매 회사
소더비의 특별 자선경매에는 큐레이터로도 참여했는데요.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린 양혜규의 개인전에 자신의 의자 컬렉션을 선보였을 정도로 컬렉션이 탄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유와 진보,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웨스트 코스트 기반 작가들의 강렬한 추상회화에서 주된 '취향'을 드러내는 그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조엘 메슬러의 관련 피드를 많이 올리며 그를 언급(shout out)하기도 하였습니다.